비스콘티 연구회에 대하여

조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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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타로를 공부하는 사람이다. 타로 점을 보지는 않는다. 그 이유는 점을 볼 줄 모르기 때문이다. 

타로를 공부한다고 말하는 이유는, 난 타로의 역사와 문화적 배경에 관한 책을 읽었으며, 타로 도상학에 큰 관심이 있기 때문이다. 

타로를 중점적으로 파고들며 카드를 해석하는 타로이스트는 아니다. 다양한 분야를 넓게 파고 있는 중이며, 아직은 신비 수행, 혹은 마법을 포함한 비이원적 세상에 대한 관심이 너무나 크다. 

그 관심은 15년 가까이 한 순간도 빠짐없이 몰입해 있었다. 지금도 다름없다. 그 수행의 결과는 나다. 그냥 지금의 나. 어이없지만. 


최근 2년 정도를 타로에 집중한 공부를 했고 타로에 관한 책을 출간하려고 준비 중이다. 그리고 비스콘티 연구회를 본격적으로 이끌기 위해 역시 (마음의) 준비 중이다. 

타로를 공부하다보니 타로 카드를 파고 들면 내가 궁금해 하던 것들의 문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확신이 생겼다. 

타로는 진짜로 픽토리얼 키(pictorial key), 그림으로 된 열쇠이다. 이 문을 열면 어떤 것이 나올 지는 짐작만 할 뿐이다. 

그저 알고 있는 하나는 헛되지 않다는 것, 타로는 헛되지 않은 극히 드문 무언가 중 하나이다. 


타로를 공부하는 방향은 두 가지이다. 하나는 이 문을 여는 것, 또 하나는 인간의 역사를 파고 드는 것. 

난 이 두 가지에 전부 다 매료되었고 비스콘티는 후자, 즉 내가 파고 들어가는 그 인간의 역사이다. 

잔혹하고 세련된 인간의 역사, 르네상스 북부 이탈리아의 역사라고도 할 수 있다. 이 부분을 연구하기 위해 도서관을 평생 합친 것보다 더 많이 드나들었다. 

이탈리아는 메디치이지 아무도 비스콘티를 연구하지 않는다. 밀라노는 유명해도 비스콘티는 아무도 연구하지 않는다. 


필리포 마리아 비스콘티는 타로 카드를 최초로 만든 사람이다. 여기서 시작하여 비스콘티 가문 전체와 북부 이탈리아 전체, 

중세 말에서 시작하여 르네상스 전반을 아우르는 중세의 가을을 되짚는 연구를 하는 연구회가 비스콘티 연구회, aka 비스콘티 클라쎄이다. 

회원으로는 나와 몇몇 만나지 못하고 있는 친구들이 있다. 그리고 나는 회원이 더 많아서 비스콘티 이야기를 나눌 친구가 많아지기를 바라고 있다. 

그냥 비스콘티 이야기가 하고 싶다는 말이다. 편하게. 각자 알아서 열심히 중세사를 파고 들다가 만나면 자기가 연구한 부분을 설명해주고 이야기하는 그런 모임. 설레지 않은가. 


우리는 악마 4부작도 읽을 것이고, 움베르토 에코의 어마무시한 중세 시리즈도 읽을 것이며, 

부크하르트의 이탈리아 르네상스 문화사, 하우징어의 중세의 가을, 그리고 윌 듀런트의 문명 시리즈도, 단테도 피코 델라 미란돌라도 전부 읽어야 한다. 물론 월터 페이터도. 

마르치아노의 일기나 듀크와 별을 읽으려면 원서도 읽어야 한다. 여교황을 이해하기 위해 카를로 긴즈부르그의 밤의 역사를 포함한 마녀 시리즈를 전부 읽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정말 설레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물론 나는 이미 연구원이라 이미 다 읽었지만 몇 번이고 반복할 수 있다. 책도 알아서 구해준다. 


이것은 그러니까 비스콘티 연구회에 가입하라는 촉구의 글이다. 타로는 어찌 되어도 좋다. 그냥 책을 읽고 이야기를 하자는 말이다. 

잘 연구되어 있지 않아 답답한 주제를 가지고 한없이 뻗어나가자는 고전적인 희망의 글이기도 하다. 

한없는 것에는 헛됨이 없으니 그저 읽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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